[여의도풍향계] 학폭·막말·갑질 '퇴출'…시대가 바꾸는 공천의 기준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정치권은 이번달 중순쯤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리며,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내보낼 후보들을 추릴 예정입니다.<br /><br />여야 모두 공천 부적격 항목으로 학교 폭력과 갑질 논란을 비중있게 추가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.<br /><br />당대 사회 분위기가 바꾸는 공천의 기준,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었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정치권에 12월은 매우 특별한 시기입니다.<br /><br />오는 12일부터 중앙선관위는 내년 총선에 도전할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접수를 시작하고, 이번달 중순에서 하순, 여야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며 공천 모드에 들어갑니다.<br /><br />이를 위해 여야는 후보자의 적격성을 가릴 공천 규칙을 준비해왔습니다.<br /><br />여태까지 논의된 내용을 보면 더욱 엄격해진 도덕성 평가가 눈에 띕니다.<br /><br />4년 전에는 두드러지 않았던 학교폭력 논란이 대표적입니다.<br /><br />지난 봄. 배우 송혜교가 주연을 맡았던 학폭 소재 드라마 '더 글로리'가 인기를 끌며 학폭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는데요.<br /><br />여기에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폭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사건이 터지며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습니다.<br /><br /> "이 자리를 빌려서 다시 한 번 더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이런 일을 야기한 것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께도 송구한 마음입니다. 죄송합니다."<br /><br />이후 대통령을 근접 보좌하는 참모진,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이 딸의 학폭 논란으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지자, 학폭 평가는 더 깐깐해졌습니다.<br /><br /> "자녀의 학폭이라든지, 자녀의 학폭이 일어난 경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든지 이런 것들을 저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범주에 보고…."<br /><br />학폭은 진영 논리를 떠나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입니다.<br /><br />이 때문에 여야 모두 이 문제를 22대 총선 후보 부적격 평가의 중요 잣대로 내세우는 모습입니다.<br /><br />이처럼 강화된 도덕성 평가는 각 정당이 겪은 사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.<br /><br />여권에서 공직자들의 학폭 문제로 몸살을 앓자 공천 심사에 반영키로 했다면, 민주당의 경우는 '막말 논란'이 공천 평가에 등장한 점이 눈에 띕니다.<br /><br />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, 강경파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계기가 된 겁니다.<br /><br />민주당 지도부는 일반적인 징계 절차를 건너뛰고, 최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정지 6개월 비상 징계를 내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 "당내 막말과 설화,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 엄정한 대처 및 경각심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."<br /><br />이번 사건을 놓고 당내에서 "막말 이력을 공천 평가에 엄격히 반영해야 한다", 반대로 "막말 논란을 공천까지 반영하기에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"는 격론이 벌어졌는데요.<br /><br />지도부는 고심 끝에 이를 공천 항목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.<br /><br /> "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과 설화,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검증의 단계부터 엄격하게 검증하고 이를 공천 심사에 반영할 것입니다."<br /><br />국민의힘에서도 이번 사례를 참고해 막말과 설화 논란을 도덕성 평가에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습니다.<br /><br />4년 전에는 큰 존재감이 없던 '코인 논란'이 공천 평가에 들어갈지도 관심사입니다.<br /><br />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코인 보유와 거래 논란이 그 계기가 되었는데요.<br /><br />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가상화폐도 들어가게 됐으니, 이 항목도 공천 심사에 면밀히 따질 필요성이 생긴 겁니다.<br /><br />먼저 고심하는 쪽은 민주당입니다.<br /><br />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으로 '제 식구 감싸기'라는 비판에 홍역을 치러야 했는데요.<br /><br />김 의원 사건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만큼 이를 상쇄하기 위한 공천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에는 뜻을 모았습니다.<br /><br /> "그 중 특별하게 가상자산 같은 것이 그동안 논란이 됐으니 그걸 보겠다는 겁니다."<br /><br />다만 가상 화폐를 거래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닌 만큼, 가상 화폐와 관련한 '부적절성' 세부 기준이 어떻게 마련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이외 여야는 성범죄의 경우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피해자를 조롱하는 '2차 가해' 이력이 있으면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고, 직장 내 괴롭힘, 갑질 논란, 마약 이력도 엄격히 평가하기로 했습니다.<br /><br />이처럼 공천 룰은 그 시대의 감수성, 사회 변화상을 반영하기 마련입니다.<br /><br />국민들이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잣대는 엄격해지고,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커져가는 현실.<br /><br />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에 근접할 후보들을 얼마나 선보일 수 있을까요.<br /><br />앞으로 여야가 확정할 공천 룰, 한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 (ego@yna.co.kr)<br /><br />#공천룰 #평가 #도덕성 #후보 #학폭 #막말 #갑질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AD 김희정<br />송고 방현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